성혼가(成婚歌) -박용길과 문익환-
윤민석 작사.곡
박태승 편곡
홍원표 김영 노래
사랑하는 그대 고마운 사람이여
그대의 사랑으로 이 길 더욱 아름답겠소
사랑하는 그대 미더운 사람이여
그대가 가는 길에 내가 벗이 될께요
사는 일 힘들고 지쳐 쓰러져 울먹일 때
나 혼자 남은 듯 외로울 때
그대가 내곁에 있음에 다시 일어설 수 있어
나 또한 그대의 힘이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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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이야기
이 노래는 제목 그대로 혼인이 이루어짐을 알리는 노래란 뜻입니다.
이전에도 혼인을 축복하는 수 많은 축가가 만들어져 왔고 또 불리워지는데
굳이 이런 노래를 만든 것은,
혼인은 인륜지대사라는 말이
지금의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옛 말이 되어 버린지 오래이고
세 쌍이 혼인하면 그 중 한쌍이 이혼할 만큼 이혼조차 평범해져 버린 세상에서
그래도 함께 마음을 합해 혼인하는 이들은 정말 소중하고도 아름다운 이들이기에
그들에 대한 축복도 그 만큼 더 커야할 듯 싶어 그 축복의 의미로
당신들의 온 삶으로 참 아름다운 사랑의 징표가 되어주신
두 분을 소개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그 두 분이란 다름아닌 고 문익환 목사님과 박용길 장로님이십니다.
보통 두 분에 대해서 이 나라의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헌신하신
통일운동의 큰 산 정도로만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그 헌신의 열정과 한없는 사랑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걸
조금만 가까이서 뵌 적이 있는 분이라면 쉽게 알아차리실 수 있을겁니다.
항상 두 분이 어디서든 손을 꼭 잡고 다니시고,
서로에게 진심어린 존댓말을 나누시는 모습을 보면서
문목사님이 박장로님을 애칭으로 '연분홍 코스모스'라고 부르시는 것이나
두 분이 평생 주고받은 편지가 1000여통이 넘는다는 사실은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더군요.
몇 해 전 한 행사장에서 박장로님은
'내가 문목사님과 6개월만 살아도 좋다는 마음으로 혼인하였으니
그 이후로 함께 한 세월은 덤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씀하실때
얼마나 아름답고 부럽던지요.
그 날 이후 저도
'아! 나도 저런 모습으로 사랑하고 늙어가면 참 좋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지요.
이 노래는 혼인하는 두 사람을 옆에서 축복해 주는 노래라기 보다는
혼인의 당사자들이 성혼을 선포하고 사랑을 맹세하는 노래이고
노랫말은 문목사님과 장로님께서 혼인하셨던 당시의
두 분의 마음을 상상하며 써 보았습니다.
부디 이 노래를 통해,
사랑의 대명사나 상징적 인물하면
로미오와 쥴리엣이나 이몽룡과 성춘향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진정한 사랑은 말이나 감정만이 아니라
약속이고 실천이라는 것을 온 삶으로 보여주신
두 분의 넉넉한 사랑의 이야기를 알리고
그런 두 분이 헌신해오신 통일의 길에 조금이나마 더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 작은 실천이라도 함께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데 운동을 하였다는 경력이 부담스러울땐 가차없이 버리고
도움이 될때는 부풀려 간판 삼는 이들이 적지 않아서
이제는 운동을 한다는 것조차 희화화되고
심지어 나중에 정치인이 되거나
한 자리 해먹을 요량으로 저 짓거리 한다는 차가운 시선 앞에서
아니라고, 그렇지 않다고 반박할 근거조차 없어져 가지만
그래도 우리에겐 문목사님같은 분이 계셨다고
우리는 그 분처럼 살거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때마다
두 분의 사랑이 더욱 아름다와 보이고 문목사님의 빈 자리가 더더욱 크게 느껴지는 건
비단 저만은 아니겠지요.
부족한 노래의 부제로 두 분의 존함을 쓸 수 있도록 기꺼이 허락해 주신
박용길 장로님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감사드리며
언제나처럼 민중가요를 만들고 부르는 이답게
이 노래에도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 외람되이 올리면서...
비록 참으로 슬픔 많고 아직도 가야할 길이 먼 이 나라지만
새로운 출발선 상에서 기대와 설레임으로 발갛게 볼이 달아오른
이 땅의 아름다운 모든 신랑신부들에게 이 노래를 드립니다.
덧붙임)
이 노래를 불러준 홍원표님과 김 영님은 사는 모습이 참 예쁜 후배부부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부부 결혼기념일 전날 녹음을 했네요.
마치 결혼기념일 이벤트처럼 되었는데...
늦게 올려서 미안해요 ^^*
-송앤라이프 윤민석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