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작은 꽃밭의 채송화를 보세요
저리도 쬐그만 웃음들로 가득 찬
저리도 자유로운 흔들림
맑은 전율들을
내 속에 있는 기쁨도
내 속에 있는 슬픔도
태양 아래 그냥 내버려두면
저렇듯 소박한 한 덩어리 작품이 될까요?
저렇듯 싱그러운 생 자체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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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미 시인의 시집 <검은 소나기떼>에 나오는 시, "질투"입니다
앙증맞은 채송화 작고 귀여운 모습을
"쬐그만"이라고 표현합니다.
'작은'이 아니라 '쬐그만'이랍니다.
그래서 채송화 만큼이나 아름다운 시로 다가옵니다.
기쁨도, 슬픔도, 염원도, 눈물도, 아픔도, 외로움도
다 태양 아래 그냥 내려놓는답니다.
상처진 사자가 햇살 앞에 자신의 상처를 내놓듯
그렇게 내버려둔답니다.
그때 예쁘게 피어나는 채송화...
그렇게 피어난 싱그러운 모습에 담긴 멋이라니...
시인은 그 모습이 부러워, 부러워 '질투'라고 제목을 붙입니다.
쬐끔한 웃음 가득,
자유로운 흔들림 가득,
맑은 전율 가득...
그냥 내려놓음이 주신 복이겠지요...
인생길에는 그렇게 내려놓아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 지...
난 아직 보지 못했지만 신문에 난 공고를 보고
지인들이 종종 전화를 걸어옵니다.
절 설득하려는 고마운 마음 느껴져 그냥 감사하다 감사하다고 말하고 끊습니다.
내려놓고 살라고, 다 내려놓고 살라고
시인은 외침으로, 권고로 끝을 맺지 않고
마침표를 찍지 않고 물음표로 시를 끝냅니다.
그냥 햇살 앞에 내려놓듯 그렇게 내려놓고
사는 건 이제 내가 이뤄내야 할 삶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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