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ry

( 2021-01-28 17:18:13 , Hit : 8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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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많이 덜컹거렸다

오늘도 막차처럼 돌아온다
희미한 불빛으로 발등을 밝히며 돌아온다
내 안에도 기울어진 등받이에 몸 기댄 채
지친 속도에 몸 맡긴 이와
달아올랐던 얼굴 차창에 식히며
가만히 호흡을 가다듬는 이 하나
내 안에도 눈꺼풀은 한없이 허물어지는데
가끔씩 눈 들어 어두운 창밖을 응시하는
승객 몇이 함께 실려 돌아온다

오늘도 많이 덜컹거렸다
급제동을 걸어 충돌을 피한 골목도 있었고
아슬아슬하게 넘어온 시간도 있었다
그 하루치의 아슬아슬함 위로
초가을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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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인의 "막차"라는 시를 읽으며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 진다.
학교 책임을 맡고 보니
하루에도 한 두가지 당황하게 하는 일은 늘 발생하고
몇 시간씩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야 할 일도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아침 기도는 더 간절해 지고
주의 긍휼이 아니면 도무지 서 갈 수 없는 존재임을 늘 새롭게 고백하게 하신다.

열심히 책은 들고 다니지만 학교에 나가면 이 업무, 저 업무 처리하느라고
한줄도 진도가 안 나가는데
오는 토요일 마감인 논문 마무리 하라고
비서실에서 오늘은 일정을 다 빼 주어
집중하려고 집에서 진종일 논문 마무리에 전력하는데
급제동을 거는 일은 또 생겨 점심시간에 전화로 몇분과 통화하여 겨우 조치를 했다.
"오늘도 많이 덜컹거렸다"는 시인의 표현이 확 와 닿는다.
그 하루치의 아슬아슬함이라는 표현도 가슴에 확 와 닿는다.
그 위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는 시인의 표현에서
오늘 하루도 주의 은혜로 살았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주의 은혜로 살았고
그 은혜가 아니면 한시도 설 수 없음을
다시 고백하면서 오늘 하루의 시간도
막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시인의 마음을 가슴에 함께 담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