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ry

( 2021-02-20 10:05:06 , Hit : 9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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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눈먼 싸움에서

저들은 저들이 하는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이들도 이들이 하는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이 눈먼 싸움에서
우리를 건져 주소서.

두 이레 강아지 눈만큼이라도
마음의 눈을 뜨게 하소서.

***********

오늘은 구상 시인의 "기도"가 떠올라
꺼내어 다시 읽는다.
"이 눈먼 싸움에서 우리를 건져 주소서"라는 시구가
하루 종일 입술에 맴돈다.

우리에게 '다움'에서 나오는 멋이라는 것이 과연 있는 것일까?
스탠리 하우워어스가 그리스도인 다운 '덕의 함양'을 강하게 부르짖었고
그분은 내 선생님의 선생님이었으니
늘 그의 책을 가까이 두고 탐독하는데
가끔은 오늘의 우리의 모습을 볼 때
실망을 넘어 절망할 때가 자주 있다.
인간에겐 더 절망할 때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기 때문일까?

얼마나 더 망가져야,
얼마나 더 이사회에서 버림 받아야
한국교회 정신을 차릴까 깊은 고민을 하게 될 때가 많다.
그 범주에 나 자신을 결코 제외시킬 수 없음을
나도 먼저 인정한다.

눈먼 싸움에서 나를 건지소서
마음의 눈을 뜨게 하소서...

사순절 첫번째 주일을 기다리는 주말 오후
입술에 계속해서 맴도는 기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