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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ry ( 2020-10-17 09:23:01 , Hit : 9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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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가을날 아침




이른 아침
등산길
산을 오를수록
가을 풀벌레 소리
온 산을 채운다
내 마음 깊이까지 울려 와
잠시 발걸음 멈춘다

인간들 소란함 피해
높이 올라오니
이 아름다운 소리가
진동하는 것

깊어가는 계절이라
곧 끝나갈 생명이라
저리도 간절한가
저리도 처절한가
저리도 뜨거운가

잠시 마음 무겁게 한 것들
다 내려놓고
한주간의 분주함도
다 내려놓고
가을산에 나를 맡기고
혼자서 걷는 길
풀벌레 소리
그 아름다움과
그 열정
다시 가슴에 채우는 아침

물들어 가는
가을 산에서
내 입술에
찬송 가득 차오른다
"생명 있을 동안에...
더욱 의지합니다"

-2020년 10월 17일 아침, 예봉산 등산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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