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교수의 홈페이지

 

오늘 : 7496
전체 : 27569326



 glory ( 2019-09-13 10:42:57 , Hit : 1078 ) 
 chusuk.jpg (387.2 KB), Download : 3
 가을의 들은 빈들이 아니라서





돌아가는 세월의 일몰 앞에
금방이라도 웃음 내미는 한가위 달
가을의 들은 빈들이 아니라서
아주 완전하게 둥글게 만들어
한가위 날까지 채우는 동안
귀향 열차의 흩날리는 기적소리
송편 빗던 어머니는 손길 멈추시고
기다림을 더하신다.

따가운 가을 햇살 아래
깊이 패인 주름 진 얼굴로
며칠 동안 들판에 나가셔서
동부알 햇볕에 고루 말려
푹 고아 놓으시고
고향 뒷동산 밤나무에서
아람 밤 주워 속을 만들어
솔향 가득한 송편 쪄내시며
자식을 기다리시는 어머니
달디단 사랑의 불씨로
둥그런 보름달 만드시는가

어쩔 수 없이 흘러간
외로운 삶의 변방에서 돌아와
고향의 마루에 걸터앉아
넉넉한 마음으로 보름달 바라보며
어머니 가슴속에 진하게 밀려오는
지난 이야기 도란도란 나누면
사랑은 탐스럽게 익어
애달픈 열매로 맺히고
어머니 손을 살며시 잡으면
가슴에서 익어나는 어머니 사랑
불 담은 넓은 은총으로
징처럼 찌잉 가슴 울리는가.

-이효녕, "어머니의 추석"





2720   가을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것  glory 2019/10/09 1063
2719   묵은 그리움이 나를 흔드는 가을  glory 2019/10/09 1136
2718   오늘은 그냥 시원하게 욕 한번 하고 싶다  glory 2019/09/28 1872
2717   오늘은 그냥 부끄럽습니다  glory 2019/09/28 1136
2716   결국 신앙생활이란 다른 길을 걷는 것입니다  glory 2019/09/22 2052
2715   기억의 미학: 물고기는 절대 눈을 감지 않습니다  glory 2019/09/22 1142
2714   그렇지, 사랑하며 살기에도 짧기만 한데  glory 2019/09/22 1268
2713   흔들림 없이 피는 꽃은 없다  glory 2019/09/14 1746
2712   천년을 천년이라 생각하지 않고  glory 2019/09/14 1792
2711   더 가벼워져야 한다  glory 2019/09/13 1108
2710   바람이 분다  glory 2019/09/13 1078
2709   눈치 챘을 땐 이미  glory 2019/09/13 1160
  가을의 들은 빈들이 아니라서  glory 2019/09/13 1078
2707   철들 때를 기다리지 않고  glory 2019/09/13 1126
2706   쫓기는 듯이 살고 있는 한심한 나를  glory 2019/09/08 1157
2705   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glory 2019/09/08 1093
2704   서울대생의 촛불, 너릿재 너머의 아이들  glory 2019/09/08 1099
2703   끊임없이 흐르는 맑은 물은  glory 2019/09/07 1997
2702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glory 2019/09/01 1078
2701   나의 9월  glory 2019/09/01 1087

[이전 10개] [1]..[11][12][13][14][15][16][17][18][19] 20 ..[155]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25 Zeroboard / skin by ROBIN

 Copyright 2004 Professor Uykim's Homepag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