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ry

( 2022-03-21 06:10:59 , Hit : 12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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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허락 받은 새 봄에

임종을 앞둔 노 목사님
거친 숨을 내 쉬고 있을 때
사랑하는 딸들
찬송을 계속해서 불러 드렸단다
내 평생 소원 이것 뿐...

말씀을 읽어 드렸단다.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이루어 주시리로다

말씀을 읽던 딸이
문득 생각이 나서 물었단다
그런데
아버지의 소원은 무엇이세요?

목사의 소원이 무엇이겠니
교회가 평안하고 든든히 서 가고
성도들이 말씀 충만, 은혜 충만, 성령충만...
겨우 눈 떠서
마지막 호흡을 모아 대답하시더란다

90여 평생의 소원
60여 평생의 목사의 소원
한 가지 소원

문득 생각한다
나의 평생의 소원은
무엇인가
아니 무엇이어야 하는가
또 다시 허락 받은 새봄에
깊이 깊이 생각한다

********

지난 2022년 3월 16일,
존경하는 고 은성 김창인 목사님 천국가시는 날
종로 5가 백주년 기념관에서 있었던
목사님 마지막 가시는 총회장(總會葬)에서 추모사를 맡았습니다.
민족의 어두운 때에 출생하셔서 고난으로 얼룩진 인생길을 걸어오신
큰 어른을 떠나보내는 안타까움과
그런 분을 우리 시대에 허락하신 것에 대한 감사함으로
가득한 예식이었습니다.
아들(김태섭 교수)이 전하는 마지막 시간의 이야기도 감동이었습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오늘 나의 소원은 무엇인가
아니 남은 인생 길 가슴에 담고 사는 소원은 무엇인가
깊이 깊이 생각하는 봄 날 아침입니다.
내 몸도 언젠가 한 줌 흙으로 돌아갈터인데
평생 안고 달릴 소원은 무엇이던가?

새 봄을 허락 받았으니...
하루 하루가 선물로 주어진 것임을 알기에
새 봄을 기다리면서 마지막 봄인 것처럼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두근거림으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
깊이 깊이 하는 따스한 봄 날 아침입니다.
생명 있는 것들은
머잖아 생명 주신 주님을 찬양하며
곧 온 땅을 진동하며 춤출 것입니다.
봄 날 아침, 문득 그런 생각과 간구 가슴에 담습니다.
"이 봄 날에도,
인생의 마지막에도
춤추는 인생 살고 싶습니다."

문득 정연복 시인의 소원도 가슴에 담습니다.
"내 마음의 넓이는
너른 들판의 한 작은 모퉁이 쯤
내 마음의 깊이는
깊은 산속 옹달샘 쯤만 되어라"

"지상에서 살아있는 동안
나의 몸 나의 마음
모닥불로 아낌없이 태워
세상의 어느 모퉁이
여린 따스함이나 되었다가
이 목숨 다하는 날
어느 것 하나 남지 않고
다만 한 줄기 희고
가벼운 연기로 치솟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