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 2004-03-06 10:03:22 , Hit : 3390 )

사순절의 기억

☆사순절의 기억☆

사순절
우리들의 마음은
어느 광야에서 방황하며 서 있지는 않았었는지
어느 길로든
사명줄 내려놓을 길들을 염탐하며
슬픔과 상처의 집게로 후벼파고 죄를 붙잡는 이들이여

아직도 우리들의 손에서 내려놓지 않은 쇠망치는
정녕 누구를 치기 위함인가

아직도 주님의 손엔
우리의 죄의 길이 만큼 깊이 패인 녹슨 못자국이 선명한데

배신의 고통, 배신의 잔 철철 넘쳐흘러
지신 십자가 위에 쏟아 부어지고
한 걸음 두 걸음

그 골고다
바로 우리가 파 놓은 죄의 땅으로
한마리 순한 양같이 끌려가시며 내리치는 형벌의 채찍에
세포마다 터지는 주님의 핏물...
우리의 죄를 담고 있는 망막에서
한없이 터지는 주님의 눈 핏물...

핏물로
아!
우리의 영혼에 뚝뚝 떨어지는 주님의 보혈, 보혈

나귀를 타고 가시는 주님의 가녀린 그 뒷 모습이 보이는가
언제는 호산나 호산나하며 외쳤던 사람들로
모멸과 배신을 당하신 주님의 침묵을
십자가에 못박으면서도
나였음을 알지 못했던 우리들

십자가의 고난에 참예한 순레자들아
주님의 고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나지막한 비명 소리까지도 생생히 귓전에 맴돌고 있는데
왕으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을 살해한 우리가
정녕 회개의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니...

아무리
불로 다 사르려 해도 사를 수 없고
아무리 물로 씻으려 한들 다 씻을 수 없어
수없는 죄의 더미들은 이렇게 수북히 쌓여만 가는데
아직도 우리들의 손에서 내려놓지 않은 쇠망치는
정녕 누구를 못박기 위함인가

-전화자

* 사랑과 은혜의 절기 사순절을 살고 있습니다.
  자칫 아무 생각도 없이 살아가는 무감각 속에 빠질 수 있고
  하늘 사랑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절기에
  무관심 속에 서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 내가 붙잡으려고 발버둥치는 것,
  오늘 내가 이루려고 애쓰는 것들을 다시 돌아봅니다.
  정녕 무엇을 위함이었는지...
  그리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 봅니다.
  내가 사는 것이 이제는 주님을 위해 사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