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서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와버렸고
버리기에는 차마 아까운 시간입니다.
어디선가 서리 맞은 어린 장미 한 송이
피를 문 입술로 이쪽을 보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낮이 조금 더 짧아졌습니다.
더욱 그대를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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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업무 수행한지 한달이 지났습니다.
두배로 바빠졌지만 감사는 가득합니다.
그 와중에 5년 넘게 암 투병하시던 류은정 교수님이
어제 저녁 하나님 나라로 가셨습니다.
총장 업무 시작하면서 세브란스에 입원중인 교수님 심방갔습니다.
말씀 전하며 기도하는데 간절함 가득, 눈물 가득
그래서 함께 울며 예배 했는데 서둘러 떠나셨습니다.
어제 광주 장로교협의회 종교개혁 특강하고
대전으로 달려가 대전신대 총장 모친상 조문하고
밤늦게 서울역에 도착하여 전철로 집으로 들어오는 길에
부음 소식 듣고 가슴이 저렸습니다.
류은정 교수님, 그 아픔의 세월들 이겨내시느라 참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마음은 얼마나 아프고 몸을 얼마나 아프셨을텐데 늘 웃는 모습이셨습니다.
코로나 상황이고 화장장 시간 약속 때문
발인하는 날, 그렇게 사랑하셨던 모교에도 못 모시고
유가족들 뜻 받아들여
학생과 동료 교수들, 직원들은 사이버 조문으로 대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평의회 임원들과 총장 참석하여 새벽 5:15분에 발인예배 드리기로 했습니다.
온 잎사귀들을 떨구는 가을 나무들이
온 힘을 다해 물들이는 마지막 모습 보며
나태주 시인의 시, 11월에 나오는 시구 되뇌입니다.
낮이 더 짧아졌습니다.
더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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