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ry

( 2022-04-03 05:06:53 , Hit :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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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념, 말없이 말없이

죽은 자들은 말이 없고
죽인 자들은 말이 필요 없고
살아남은 자들은 입이 없고

여기는 파도만이 말을 한다
붉게 타는 노을만이 말을 한다
저 부는 바람만이 말을 한다

노란 유채꽃이여
붉은 동백꽃이여
산이여 오름이여 바다여

아직 내 마음의 제주에선
아름다운 것들은 다 총알을 물고
여기 이렇게 묵념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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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가장 아픈 사건의 하나
4.3 사건 74주년이 되는 날 아침,
박노해 시인의 ‘학살과 묵념’을 읽는다.
나도 따라 말없이 묵념한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그래서 이땅에 평화가 가득하기를
부디 인간이 괴물이 되지 않기를...
이 아름다운 봄날도 피눈물의 동산이 될 수 있고
누구든, 모두는 괴물이 될 가능성을 안고 살기에...
그 아름다운 제주의 봄은 한랭의 땅이 되었던
그 이유를 듣고 또 들어야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