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교수의 홈페이지

 

오늘 : 4667
전체 : 29477831



 glory ( 2022-01-31 00:55:41 , Hit : 943 ) 
 dongbaek4_1.jpg (166.8 KB), Download : 0
 얼굴 반찬




옛날 밥상머리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이 있었고
어머니 아버지 얼굴과
형과 동생과 누나의 얼굴이 맛있게 놓여 있었습니다
가끔 이웃집 아저씨와 아주머니
먼 친척들이 와서
밥상머리에 간식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외지에 나가 사는
고모와 삼촌이 외식처럼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얼굴들이 풀잎 반찬들과 잘 어울렸습니다

그러나 지금 내 새벽 밥상머리에는
고기반찬이 가득한 늦은 저녁 밥상머리에는
아들도 딸도 아내도 없습니다
모두 밥을 사료처럼 퍼 넣고
직장으로 학교로 동창회로 나간 것입니다

밥상머리에서 얼굴 반찬이 없으니
인생에 재미라는 영양가가 없습니다

-공광규, "얼굴 반찬," 시집 『말똥 한 덩이』(실천문학사, 2008)





  "마음의 글" 게시판 활용에 대해  glory  2004/11/27 6186
3099   묵념, 말없이 말없이  glory 2022/04/03 2181
3098   가슴 터지도록 이 봄을 즐기며 꽃길 걸어볼랍니다  glory 2022/04/03 2240
3097   바람에게 묻는다  glory 2022/04/03 2421
3096   그대의 꽃 향기 잃지 않았으면  glory 2022/04/03 2360
3095   떨어져도 괜찮아  glory 2022/04/03 2380
3094   봄은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glory 2022/03/28 1099
3093   그대 앞에 봄이 있다  glory 2022/03/22 1027
3092   * 다시 허락 받은 새 봄에  glory 2022/03/21 1657
3091   그대 앞에 서면 내 마음에 새잎들이 만발하고  glory 2022/03/21 982
3090   지금 눈 나리고  glory 2022/02/28 2205
3089   물길을 항상 맊게 고집하는  glory 2022/02/12 941
3088   이녁  glory 2022/02/06 1113
3087   아버지의 눈물  glory 2022/02/06 2275
3086   눈보라 치는 겨울 숲에서  glory 2022/02/02 1049
3085   다치고 기분 좋아보긴  glory 2022/01/31 1957
3084   따뜻한 사람이 되거라  glory 2022/01/31 2038
3083   콩새 부부  glory 2022/01/31 1028
  얼굴 반찬  glory 2022/01/31 943
3081   그대의 별이 되어  glory 2022/01/30 943

1 [2][3][4][5][6][7][8][9][10]..[155]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25 Zeroboard / skin by ROBIN

 Copyright 2004 Professor Uykim's Homepage. All rights reserved